(아주경제 조현미 기자) 당뇨병 환자 10명 중 1명이 여름 동안 발에 상처를 입거나 ‘당뇨발(당뇨병성 족부궤양)’로 이환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한당뇨병학회는 전국 당뇨병센터와 내분비내과 병·의원, 보건소 520곳에서 4284명의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전체의 14%(601명)가 여름철 자신도 모르는 사이 발에 상처를 입거나 상처가 악화되는 경험을 한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18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학회가 5월부터 진행하고 있는 당뇨병 환자의 여름철 발 관리를 돕기 위한 ‘파란양말 캠페인’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조사 결과 20대에서 여름철 족부질환 발생 위험률이 더 높았다. 20대를 제외한 연령층의 여름철 족부질환 발생률은 11~15% 정도인 반면 20대는 약 27%로 두 배 가량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젊은 층에서 발생률이 높은 이유는 평소에 양말을 신지 않거나, 신더라도 당뇨환자에게 적합하지 않은 양말을 착용하는 등 다른 연령층 보다 발 관리에 소홀하기 때문인 것으로 학회는 분석했다.

성별로는 여성이 남성보다 여름철 족부질환 발생률이 2% 더 높았고 당뇨병의 유병 기간이 길수록 여름철 족부질환을 경험한 비율도 높게 나타났다.

만성고혈당으로 인해 신경이 손상을 받았거나 신경의 비정상적인 기능 때문에 생기는 만성적인 통증인 당뇨병성 신경병증 통증을 진단받은 적이 있는 환자의 여름철 족부질환 경험비율은 24.5%로 진단 경험이 없는 이들(9.7%) 보다 두 배 이상 많았다.

이들이 여름 동안 족부질환을 경험한 장소는 주로 일상생활 중(32.9%)이었다. 또 집안에서 맨발로 생활하다 상처가 났거나(8.2%), 계곡에서 물놀이 중(5.3%), 해변 등에서 맨발로 돌아다니다가(2.5%) 상처가 난 경우도 있었다.

여름철 당뇨환자에서 족부질환이 발생하는 주 원인은 맨발, 미비한 세족 습관, 무좀병력으로 꼽혔다.

실내에서만 양말을 신는 이들의 여름철 족부질환 유경험률은 25.6%로 양말을 실내·외에서 모두 잘 신는 사람(14.2%)에 비해 높게 나타났다.

발을 대충 씻거나(17.4%) 보통으로 씻고 닦는(16.4%) 경우 발을 잘 씻는 이들(13.0%) 보다 경험 비율이 높았다.

당뇨병 환자의 무좀 유병률은 52.6%로 조사됐는데 이는 흔히 알려진 국내 무좀 유병률 36.5%에 비해 높은 수치다.

또 여름철에 무좀이 생긴 적이 있는 당뇨병 환자에서의 여름철 족부질환 경험률은 17.3%로 무좀이 생긴 적이 없는 이들(10.4%) 보다 더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김성래 학회 홍보이사(가톨릭의대 부천성모병원 내분비내과)는 “당뇨병 환자는 여름철에 발을 잘 씻고 땀이 잘 흡수되는 양말을 신어 외부 자극과 무좀 등으로부터 발을 보호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당뇨병성 신경병증 증상이 있는 환자는 주치의와 상의해 적극적으로 치료와 관리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